독서 습관, 대체 어떻게 만들라는 건데요?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읽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늘 '읽어야지' 하고 덮었다.
아니, 덮지도 않았구나. 책장을 넘기지도 않았지.
읽는 척만 하다 말았다.
근데 이상하지.
책을 읽는 사람들은 다 뭔가 멋있어 보여.
조용한 카페에서 한 페이지씩 넘기는 그 손가락,
붓 대신 책을 드는 사람의 눈빛,
심지어 북마크 꽂는 그 사소한 동작까지 괜히 멋져 보였다.
그래서 따라 하고 싶었다. 진심으로.
그런데 말이야.
독서는 의욕으로 되는 게 아니더라.
마치 다이어트처럼.
첫날엔 잔뜩 다짐하고 다음날엔 까먹는 게 사람 마음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시행착오를 거쳤다.
멋 부리지 않기로 했다.
일단 “독서 = 습관”으로 바꾸는 데 집중했다.
5분만 읽기
“오늘 30분 읽어야지!” 하면…?
그냥 넷플릭스 2시간 본다.
근데 “그냥 5분만 읽어볼까?” 하면…
신기하게 20분이 흘러 있다.
시작이 어렵지, 계속은 쉽다.
책은 그런 존재다.
처음만 넘으면, 글자들이 나를 끌고 간다.
멍 때릴 시간에 책 한 줄
커피 마시며 멍 때릴 시간,
버스 기다리며 폰 볼 시간,
그 짧은 시간에 한 줄 읽는다.
그게 나중에 책 한 권이 된다.
책은 시간을 내야 읽는 게 아니라, 틈을 넣는 것이다.
재미있는 책부터 시작하기
무슨 고전, 자기계발, 인문학…
다 좋지. 근데 재미없으면 포기한다.
처음엔 그냥 소설도 좋고, 에세이도 좋고, 만화책도 좋다.
책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야지,
내가 억지로 책을 좋아할 필요는 없다.
나만의 책 루틴 만들기
어떤 사람은 잠들기 전 10분,
어떤 사람은 아침 커피 타는 동안.
나는 화장실에서 읽는다. 진짜로.
남 눈치 볼 필요 없다.
책은 장소도 안 가리고, 체면도 안 본다.
습관은 결국, 반복이다. 반복은 루틴이고, 루틴은 편안함이다.
읽었다는 흔적 남기기
책을 다 읽고 나면 밑줄도 좋고,
간단한 감상 한 줄 남기는 것도 좋다.
나중에 보면 뿌듯하다.
“와, 내가 이걸 읽었네?”
그게 작지만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나는 이제 책을 매일 읽는다.
많이 읽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읽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읽고 나면 사람이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말이 조금 더 곱고, 생각이 조금 더 깊어지고,
어떤 날은 나 자신이 조금 더 괜찮아 보인다.
독서는 그렇게,
사람을 조용히 바꾸는 일이다.
티 안 나지만, 분명히 달라지는 변화.
그래서 책이 좋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책장을 넘긴다.